과거의 블로그글을 뒤적여 보다가 문득 생각이 들었다.
(http://www.junn.net/wp/archives/date/2013/01)
과연 요즘에는 어떻게 되고 있을까?
내가 본과3~4학년일때, 거의 2008~2009년으로 돌아가는구나.
그 때 몇몇 친구들과 말그대로 우연히 엮여서 네트워크가 구성된 적이 있었다.
일종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 같은.
참 놀라운 것이 이 멤버들 중 일부는 스타트업을 일궈내서 최근 몇십억을 투자받은 굴지의 벤처기업으로 성장했다는 점이고,
일부는 또 기업앱(app)제작의 선두주자가 되었고, 또 일부는 사물네트워크 관련 산업을 개척하고 있고.
아무튼 요새는 다들 바뻐서 얼굴보기도 쉽지 않지만 그 때 2009~2010년도 쯤에 막 스마트폰이 붐이 일 때
의료와 SNS서비스를 접목시키려는 idea에 대해 이야기 하던 적이 있었다.
그 때 한참 뜨던 미국 서비스가 patientslikeme.com라는 일종의 환우회 같은 사이트인데 영향력이 나름 막강해진다고
뉴스에 나오던 시점이었으니까. 그리고 관련된 서비스가 막 미국에서 태생하던 단계였고.
당시에 나는 이런 서비스에 부정적이라는 생각을 이야기했었다.
일단 우리나라 의료환경은 환자들이 3차병원을 너무 찾아오기 쉽고, 급성질환은 급한대로 응급실을 가기 편하기 때문에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할 필요가 없으며, 결국 이러한 서비스는 비보험 의료가 주를 이루는 피부, 미용, 치과가 주를 이루게 될 것 같다
라는 생각이었다. 당연히 수익모델은 없을 것이다 라는 생각이었는데,
아무튼 이러한 이야기가 있었고 그 후에 뉴스에서 이런 서비스들에 대한 런칭이 대서특필되면서
(CEO가 치과의사라는 부분도 부각되면서)
우리가 먼저 시작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약간의 아쉬움이 있었다.
그리고 한참 뒤에 한가지 맞고 한가지 틀린 점이 있다면,
틀린점은 틈틈히 언급되는 수익모델이 되었다는 점이었고,
맞은점은 역시나 안과(라식), 치과(교정), 성형, 피부미용이 주를 이루는 의료 광고 덩어리가 되어있더라는 점이다.
(작년과 크게 달라진 점은 없는 것 같다)
이러한 서비스를 통해 가격 경쟁이 생기고 환자 ‘서비스 수요자’들이 더 저렴한 가격에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한 느낌은 왜일까.
아마 IT산업에서 바라보는 의료’산업’과, ‘의료’산업에서 바라보는 IT 산업에 대한 괴리와 같은 것일지도.
아직 서비스업 이상의 진짜 의료를 실현하기 위한 그런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오늘 응급실에 온 환자분의 보호자분이 VN로 인해 발생한 지속되는 구토에, 어떻게 응급실에 침대는 고사하고
누워있을 긴 의자조차 부족하냐고 눈물을 흘리시던 모습에,
그리고 오늘 내가 본 다른 응급실 환자들은 꼭 응급실로 왔어야 했을까, 거주지 가까이에 있는 이비인후과 병원은
왜 이 환자들이 신뢰하지 않는 것일까를 되돌이켜보다가 잠깐,
구글 검색을 해보는데 두 서비스 모두 2013년 이후에는 소식이 뜸한듯 하여,
여러 생각이 교차하여 잠시 끄적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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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그 시절에 내가 이 친구들한테,
쿠팡, 티몬들을 보며 ‘대체 이게 예전에 공동구매랑 뭐가 달라! 아마 제대로 된 사업이 되지 않을꺼야’ 라고 말했던 것이 기억난다.
지금 그 사업들이 엄청난 규모로 커진 것을 보면,
나는 아마 벤처 사업가 기질은 전혀 없다고 봐야겠지.
지금와서 느끼는 것이지만, 적절한 직업을 잘 선택한것 같아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