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헝가리 의대 뉴스들이 튀어나오곤 합니다. 오늘도 네이버 뉴스를 보다 보니 링크가..
올 의사 국시 합격자 5명 중 1명은 외국 의대 출신 [조선일보]
(참고로, 제목과 관련된 부분은 뒷 내용이고, 외국 의대 출신은 대게 한국인이긴 합니다.)
그런데 이런 뉴스에 보면 댓글은 크게 두가지로 나뉩니다. 어차피 국시를 통과했으면 실력이 있는 것 아니냐? vs 국내 의대를 못가고 도피유학을 간 실력없는 의사들이다…(아 어차피 지금 의료상황이 ㄱ판인데 출신이 뭐가 중요하다고)
아무튼 조금은 씁쓸한 느낌이 드는게, 저 역시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미국의사를 하기 위해 USMLE를 봤던 상황이기 때문인지라…어떤 환자들한테는 ‘어디 아시아에서 영어도 잘 못하는 외국인이 진료하겠다는데 별로네…’ 이런 대접을 받았을 수 있겠다 싶습니다.
아무튼, 문든 2년전에 가을턴 전공의 (내과랑 몇몇 과들이 전공의들이 그만 둔 탓에 추가 모집을 했던 경우가 있었습니다) 합격 사정하는 일에 대리 참석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명단에 젬멜바이스 의대(Semmelweis university)라고 헝가리 의대 출신이 지원한 것을 보고, ‘뉴스에만 보던 사례가 진짜 있구나’ 하고 느꼈는데, 2명이나 또 다른 외국 학교의 이름을 달고 있었으니, 우즈벡의 사마르칸트(Samarkand) 의대 였습니다.
사실 대학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보니, 대부분 모교 출신의 의대생을 좋아하는 것은 약간 인지상정과도 같은 것이지만, 실제로 중요한 것은 개인의 퍼포먼스라는 측면에서 ‘의대’를 어디 나왔냐 보다는 ‘수련(=전공의)’를 어디서 했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은 느낌이 있습니다.
뭐 헝가리 의대를 나왔던 우즈벡 의대를 나왔든, 개인이 열심히하고 사람이 훌륭하면 그게 제일이겠지,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돈을 아무리 많이 준다고 해도 서울, 수도권에 붙어있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마찬가지 일텐데, 지역/지방에 의사가 부족하다고 의대생 2,000명 늘릴게 아니라, 우리도 미국처럼 진짜 의사의 이민을 받아주는게 어떤가 하는 생각도(생각만!, 찬성하는 것 아님) 듭니다. 우리나라에서 가능하기나 한 일일까 싶긴 합니다만.
점차 어느 지역은 외국인 노동자분들이 많이 모여서 타운을 이룬다고 하던데, 이런 곳은 그 나라 의사가 (+ 한국말도 잘해야한다는 조건으로) 와서 진료를 보면 의료 공백도 매꾸고 어떠려나.. 미국의 J-1 비자 웨이버할때 하는 방식처럼 어디 가서 2년 근무하게 한다던가하는 방식으로 말이죠. 점점 다문화 사회가 되어가는 마당에.
+ 어느 의대 나왔냐가 그렇게 중요하다면, 그런 분들을 위해 이력을 쓸 때는 출신대학을 꼭 쓰게 하는 법령을 (또) 만드는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