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지나간다.

어제 스타벅스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보니,

앞 테이블에 한쌍의 커플이 앉아있었다. 남자의 왼손 네번째 손가락에 반지가 껴져있는 것을 보니,

이들은 연인이구나.

 

슬쩍슬쩍 뭐하나 눈길이 가는데, 그 둘은 아무말 없이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때로는 눈을 아래로 내려서 서로의 커피잔만 하염없이 바라보는데,

 

남자가 무슨말을 하는데 상대방의 눈을 쳐다보지 못하고

그저 떨리는 동공만. 무엇인가 좋지 않은 상황이구나 느껴지는데,

왜 내가 마음이 그렇게 애잔하던지.

 

연인이라는 어쩌면 가장 아름다운 이름의 관계가 그토록 아슬아슬하고 마음 한구석 불안함을 안은채 가야만 하는 길이었음을

내 반쪽을 얻고나서야 다시 한번 느낀다.

그리고 그렇기에 소중함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는 것도.

 

내가 다시 20대가 된다면, 다른건 다 다시 할 수 있지만 (심지어 레지던트도), 다시 연애는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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