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두경부암(구강암, 구인두암, 설암, 편도암)의 약 20년간의 발생률 변화 (1999-2017)

링크: https://doi.org/10.1002/cncr.33434

들어가기에 앞서

이 논문은 1999년에서 2017년까지의 국가 암 등록자료를 바탕으로 두경부암의 발생률의 변화를 추적해본 연구로, 국립암센터 두경부암센터 센터장이신 정유석 선생님과 공동 1저자로 참여하여 Cancer 지 (IF 5.7)에 올해 2월에 온라인판으로 게재된 논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1저자 논문으로 등록된  15번째 SCI(E) 논문이 되겠습니다.

4월 초에 한차례 신문기사로 짧게 소개된 적이 있었습니다. (링크: https://news.joins.com/article/24025228)

두경부암은 여러 부위 중에서 조금 희귀암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머리와 목의 해부학적 구성에 따라 구강암, 구인두암, 후두암 등 으로 나뉘면서 구강암은 또 설암(혀), 협부점막암(볼) 굉장히 세부적으로 분류되고 그 부위별로도 조금씩 다른 특징이 있기 때문에 하나의 특성(identity)를 갖는다고 말하기가 힘든 특징이 있습니다.

사실 ‘두경부암’이라는 용어 자체도 아직은 흔히 사용되고 있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대학병원에서 이비인후과 의사들이 두경부 암 수술을 위해 10시간 이상 걸리는 대수술을 진행한다는 사실도 (이비인후과는 주로 보는 감기 환자 보는데 아니야??)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것과 비슷한 맥락입니다.

다양한 구강암 수술 방법. 출처: https://www.intechopen.com/books/oral-diseases/oral-cancer-the-state-of-the-art-of-modern-day-diagnosis-and-treatment

이 논문을 통해 같은 두경부암에서,  특히 같은 구강암 안에서도 부위별로 원인과 유발인자들이 다를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기에 블로그를 통해 좀더 소개드려보고자 합니다.

 

 그 동안 (의사들에게) 잘 알려져있던 것

최근 10년간 두경부암 영역에서 주요한 이슈 중에 두가지가 있었다면,

  1. HPV(인유두종바이러스)에 의한 구인두암 발생 증가
  2. 구강암의 증가

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HPV의 경우 자궁경부암의 원인으로 예전부터 익히 알려져 있던 원인 인자였지만, 이 바이러스가 구인두에서도 비슷한 기전으로 암을 발생시키는 것이 알려졌고, 또 그러한 영향이 세계적 유행 처럼 급속히 퍼져나갔습니다. 2000년 전후로 서양 뿐 아니라  동양에서도 구인두암의 발생률이 급격한 상승을 보였고, 이러한 급격한 증가는 주로 젊은 층에서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2019년) 미국과 스톡홀롬에서 구인두암의 발생과 관련된 논문들이 발표되었는데, 기존의 가파르게 증가하던 구인두암의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반면 구강암의 증가, 특히 젊은 층에서 설암의 증가는 그 추세를 숫자로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다년간 이비인후과-두경부외과 의사들이 몸소 느껴가고 있던 흐름이었습니다. 게다가 이러한 젊은 층은, 기존에 술과 담배로 대표되던 위험인자의 노출조차 별로 없는 젊은 여성들이 많이 포함되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었습니다.

확인해보고 싶었던 것

  1. 1999-2017년간 국내 두경부암 발생의 변화
  2. 우리나라도 구인두암의 발생이 둔화되고 있는지
  3. 우리나라의 구강암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지

이러한 특징을 국가암등록 자료를 이용해 확인해보고자 하였습니다.

 

결과

논문으로 제시한 모든 결과 중, 핵심적인  것들만 보여드리면,

  1. 구인두암을 전체적으로 보면 여전히 발생률은 증가추세입니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증가 추세가 둔화되고 있습니다.
  2. 구인두암의 2/3를 차지하는 편도암만 떼어서 보면, 그 둔화양상이 2011년 부터 뚜렷하게 관찰됩니다.
  3. 둔화되고 있는 이유를 보면 바로 40대 및 50대에서 가파르게 증가하던 편도암이 2008년도를 기점으로 갑작스럽게 둔화되었습니다.
  4. 그러나 60대 이상에서는 여전히 지속적으로 발생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1. 구강암의 경우, 2007년을 기점으로 증가추세가 약 1.8배 가파르게 변했습니다.
  2. 구강암을 설암과 설암 이외의 암으로 나눌 경우, 다른 양상을 보이는데,
  3. 설암의 경우 모든 연령대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20대의 증가율(연간 7.7%)이 눈에 띕니다.
  4. 그러나 설암을 제외한 구강암은 60대 이상에서만 증가하는 양상을 띕니다.

 

결론

위의 변화는 몇가지 시사점을 갖고 있습니다. 우선 이러한 변화의 원인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미국의 구인두암의 감소는 1960년 전후의 출생자 코호트의 성 매게 질환과 연관된 수치들의 변화들을 통해, HPV의 전달에 대한 변화를 하나의 원인으로 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변화 요인은 연구가 더 필요하겠습니다만, 최근 시작된 학령기 여성에서 HPV 백신 접종 사업은 추후 이러한 변화를 더 뚜렷하게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구강암도 이러한 증가 추세의 원인이 아직은 명확하지 않습니다. 특히, 흡연이 줄어드는 사회적 추세와 더불어 흡연/음주와 관련된 다른 암종(후두암, 하인두암)의 발생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가운데, 설암의 경우는 특히나 젊은 층의  증가가 뚜렷하다는 점에서 우리가 잘 모르는 요인들이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의심을 해볼 수 있습니다.

 

연구의 한계

역학(epidemiology) 연구는 질병에 대해 거시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는 연구입니다. 질병의 발생, 생존, 사망에 이르는 변화를 자연,사회 과학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는 연구와 같습니다. 다만 제한적인 데이터 속에서 저희가 발견한 모든 결과들에 대해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였고, 이런 발생률의 변화가 생존률 변화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맺음말

마지막 포스팅 이후 거의 2달만에 쓰는 글이 딱딱한 내용이라 조금 아쉽습니다. 3,4월간 이런저런 일들이 많은 탓에 소소한 포스팅 하나 작성하지 못했었습니다. 앞으로는 틈틈이, 해당 질환에 대한 최신 내용을 정리해볼 겸 1, 2년전에 게재했던 논문들도 소개하는 글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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