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MLE Step 3, D-12

2014년에, 군대를 가던 시점에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미국에서 의사로 사는 꿈을 꾼 적이 있었다.

그렇게 시작된 고난의 행군은, 그런데 또 막상 군의관 생활을 하다보니 편안한 삶에 익숙해져버렸고, 결혼할 인연을 만나면서 공부는 흐지부지되었지만 꾸역꾸역 시험을 치게 되었고, 2015년에 Step 1, 2017년에 Step 2 CK/CS 를 높지 않은 점수였지만 어떻게 통과는 했었다.

그리고 그 꿈을 잊어버리고 있던 올해, 7년간 Step 3까지 pass를 시키지 않으면 다 초기화가 되는 마지막해가 되어버렸음을 깨달았고, 고민을 하던 중에 아이가 통잠을 자기 시작하면서, 마음의 여유가 생긴 아내의 지지에 힘입어 Step 3를 보기로 결정했다.

Step 1부터 다하면 시험 치는대 거의 천만원 넘께 들었을 것 같다. Step 3도 미국에서 봐야해서, 이미 숙박비 + 항공료만 거진 300만원인데, 이전 시험들처럼 이번에도 무사히 1st attempt 로 pass한다면 다행인데, 떨어지기라도 하면…한숨만 나온다.

이걸 다 해낸다고 크게 달라지는 건 없을 것이고, 미국으로 연수갈 때 혹시 써먹을 수 있기나 할까 싶기도 한데, 그냥 패기어린 시절에 큰 꿈을 꾸었었다라는 증명서로 여기기에는 너무 비싸고 억울하기도 하고.

여태까지 다 그렇게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나를 여기까지 인도했던 것 처럼, 이것도 또 언젠가 나를 예상하지 못하는 길로 이끌겠거니 하면서,

점수로 평가되는 인생의 마지막 시험일지 모르겠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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