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째. 이 날은 스위스로 이동하는 날로 특별한 일은 없었다.
잠시 쉬어가는 시간이랄까.
사실 계획은 기차가 12시에 있기 때문에 10시쯤 짐을 기차역에다 넣어두고
2시간정도 구경을 다니려고 했는데, 그날따라 무인 짐 보관소는 고장이 나고
유인보관소는 하루에 5유로씩 하는데 2시간 때문에 그 돈 쓰기가 좀 아까웠다.
결국 짐을 들고 마리엔광장으로 가서 디카 메모리카드와
저녁까지 기차에서 먹을 과일, 요구르트을 구입.
사과 두개면 두세시간정도는 가뿐하다.
그러고 보니 이거 사진을 안찍어놨구나.(인터넷에서 가져온 사진)
이름하여 Bratwrust 독일어를 풀이하면 ‘빵쏘세지’다.
고등학교 때 독일어 배울 때 맨날 나와서 그러려니 했는데,
영국의 fish & chips, 우리나라의 떡볶이 급으로 생각하면 되려나.
아무튼 길거리 곳곳에서 팔고 또 어떤 것을 먹든 다 맛있었다.
다음에 독일에 다시 간다면 목적은 온전히 맥주랑 소세지를 먹기 위함일 듯.
잠시 여행 정리.
프라하 -> 뮌헨 -> 스위스
그리고 내가 가려고하는 체르맛(zermatt)이란 곳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뮌헨에서 St.Gallen -> Winterthur -> Zurich -> Bern -> Visp에서 다시 산악열차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스위스 남쪽의 아주 작은 계곡.
기차로만 장장 8시간정도 걸렸다.
내 앞좌석에 앉으셨던 Kirsti 아주머니(사진을 못찍었다ㅠ)께서 말씀해주시길
사진에 멀리보이는 곳이 융프라유요흐라고 한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는데, 아드님이 터키, 시리아 같은 서아시아로 1년간 여행을 떠날거라고 걱정하셨다.
Visp에서 zermatt으로 가는데 만난 홍콩사람
이름이 Cheung Tin Wai라고 막 인턴을 마친 홍콩의사였다. 전공은 전통의학(우리나라로 치면 한의학) 예네들은 전통의학도 같은 의과대학 내에 있어서 내과,외과 처럼 선택하는 구조라고 한다.
신종플루를 서양의학으로는 치료할 수 가 없는데, 민간의술로 치료하는 것을 보고 놀라서 그쪽길을 택했다고.
올해 병원에 취직을 했는데 중간에 한두달 시간이 남아서 여행을 다니고 있다고 한다. 메일 보내기로 했는데 역시나 아직까지 안보내고 있다-_-
시간은 흘러흘러 저녁 9시가 되어서 Zermatt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여기를 온 목적은 두가지
하나는 여름 스노우 보딩
하나는 마터호른(Matterhorn)
여기서 3박4일 일정이었다.
원래는 첫날은 도착, 둘째날 스노우보딩, 셋째날 하이킹, 넷째날 스위스구경 후 야간열차로 로마로. 그러나 이 계획은 몸살 때문에 완전히 틀어져버렸는데…
Zermatt.ch 라는 사이트에 가보면 현재 열려있는 슬로프가 나온다.
내가 갔던 9월에는 연두색으로 줄거놓은 부분까지만 open되어있다.
혹시나 보드타러가실 분은 이 사이트를 꼭 들어가보시길 바란다. 상세하게 설명이 잘 나와있다.
(2019.1.10 추가 : 지난 가족여행 때 가서보니 꼭대기에 슬로프가 하나 더 추가됐다!)
아 참고로 속았던 것중에 하나가, 여름에 보드를 타도 22km에 달하는 슬로프 길이라고 나와있을텐데, 하나가 그 길이라는게 아니라 한 4~5km정도인듯하고 열려있는 슬로프를 합쳐서 22km정도 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난이도는 용평의 실버 정도 되고, 여름이 설질은 우리나라 2월 말쯤 타는 스키장이랑 비슷하나 우리나라처럼 얼음판 수준은 아니라서 엣지는 잘 먹혔다.
다음날 아침에 숙소에서
스노우 보드는 당시 1일권이 약 8만원가량, 스노우보드 장비(옷과 보드 포함)이 약 7만원가량
9월이라 보딩이 아침 9시부터 2시까지 밖에 못타는 것을 감안하면 완전 비싼 가격이었으나,
오랜 꿈을 이루기 위해서 어쩔수 없이 질렀다.
눈부셔서 게슴츠레하다.보드타러 올라가는데 만난 Mark. 취리히쪽에서 경영을 공부하는 대학생인데 훈남이다.
나보고 ‘너 보드 반나절 타면 내일 초죽음되어있을꺼다’ 라고 했는데
그 말이 사실이 될줄이야….
사진기를 스키탈때는 안가져가서 찍지 못했지만,
9월에 열려있다는 슬로프는 다들 T바를 타고 올라간다.
이해를 돕기위해 구글 사진 첨부
저렇게 다리에 걸고 슬로프를 올라가는건데,
처음타보는데가 스노우보드다 보니까 스키처럼 안정적으로 다리에 걸수가 없는 구조였다.
불친절한 T바
그래서 슬로프를 오르다가 중간에 넘어져서 구르기를 6~7번.
지금(10월) 스키를 타면 당연히 좀더 내려와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겠건만,
이때는 슬로프가 중간까지 밖에 안됐었으니까.
게다가 밀려오는 고산병의 증상들.
두통과 호흡곤란이 장난이 아니었다.
결국 1시쯤 보딩 4시간만에 완전 녹초가 되어버렸고,
(아마 다음날부터 시작된 몸살의 원인이 여기에 있지 않았을까…)
일단 마을로 돌아와 옷을 갈아입고, 스노우보드 1일 패스로 다시 스노우보딩 시작점이자
전망대가 위치한 Klein Matterhorn=Glacier Paradise로 향했다.
그리고 이곳이 내 유럽여행의 절정이었던 것 같다.
2 comments
스위스에서 스노우보딩한 남자군요! ㅎㅎ 빵소세지 맛나보인다는….
최고지ㅋㅋ은근 단순한게 먹어도 질리지 않아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