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기준일
2024.04.14
1. 화각, 초점거리
매크로 렌즈로 넘어가기 전에 화각을 한번 정리해봅니다. 단렌즈(prime lens)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초점거리로 부터 나오는 화각은, 동일한 자리에서 촬영을 했을 때 얼마나 많은 화면이 들어가지는지를 이야기합니다.
크롭바디는 보통 1.5배를 곱해서 ‘환산화각’ 이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크롭에서 50mm 초점거리 렌즈가 촬영하는 영역은 같은 자리에서 풀프레임의 75mm 초점거리 렌즈가 촬영하는 영역과 동일합니다.
동일한 거리에서 크롭 바디 기준 16mm 부터 50mm 초점거리(환산 24mm 부터 75mm)를 가진 렌즈로 촬영한 사진입니다.
각 렌즈들로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2. 매크로 렌즈, 작동거리
여기서 한가지, ‘매크로’ 렌즈의 정의를 짚고 넘어가야 하는데, 최소 작동 거리에서 최대 배율 0.5~1.0을 가지는 렌즈를 말합니다.
1.0, 즉 1:1로 촬영하는 것을 등배접사라고 합니다. 등배접사를 예를 들면, 2cm 짜리를 실제 렌즈에 2cm로 담을 수 있느냐? 이러한 렌즈를 매크로 렌즈라고 합니다. 크롭렌트가 약 2.25cm니까 센서를 꽉 채운다는 의미겠습니다.
후지필름 회사에서 공식으로 제공하는 스펙입니다.
아래에서 두번째 줄에 있는 Macro렌즈를 제외한 단렌즈들은 extension ring을 추가로 달지 않는 한 최대 배율이 0.2 이상이 잘 나오지 않습니다. 즉, 이 렌즈들을 물체로 아무리 가까이 가져가도, 10cm 짜리를 2cm으로 줄여 촬영하는(배율 0.2) 거리 가까이로는 다가가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를 작동거리 Working distance 라고 합니다.
33mm F1.4 렌즈로 이야기를 하면 (작동거리 20.8cm), 렌즈 앞단으로 부터 20cm 이상의 떨어진 물체 부터 초점을 잡을 수 있고, 이 때 가장 크게 찍힐텐데, 찍히는 배율은 실제 크기의 0.15배로 들어옵니다. 즉, 10cm짜리 과일을 20cm 뒤에서 촬영하게 되는데, 이게 1.5cm짜리 상으로 렌즈에 박히는 것 입니다.
아래서 두번째 줄인 Macro 렌즈의 배율을 보면 1.0이라고 되어있습니다. 다시 말해, 2cm을 2cm으로 촬영이 가능합니다. 즉, 풀프레임 단렌즈로 아무리 선예도를 높여도, 접사 촬영에서는 크롭바디의 매크로렌즈의 선예도를 ‘이론적’으로는 넘기지 못하는 것이죠. 왜냐면, 최대배율이 0.2밖에 안되니 이를 1.0으로 뻥튀기하려면 5배를 디지털적으로 확대해야하기 때문이죠.
물론 제가 풀프 바디가 없어서 증명할 길은 없습니다.
다만, 내가 촬영할 대상이 2cm, 3cm짜리와 같은 작고 선명하게 촬영해야 할 일이 없다면, 굳이 매크로 렌즈를 안써도 되겠습니다.
아무튼, 이러한 측면에서는 하나만 생각해보면, 초점거리가 짧은 (예를 들어 30mm) 렌즈와 긴 (80mm)렌즈가 있다면, 1:1 등배 접사를 하기 위해서는 초점거리가 긴 렌즈가 확대되서 촬영되는 효과가 있으니 작동거리는 더 멀게 됩니다.
후지에서는 Macro 렌즈군이 3개가 있습니다. 60mm Macro 렌즈가 제일 먼저 출시된 제품이라고 하는데 배율은 0.5, 거리는 18cm 정도입니다. 80mm Macro 렌즈는 배율 1.0, 거리는 10cm라고 해석이 되겠습니다.
처음에 이런 부분을 잘 이해하지 못한 채 30mm MACRO렌즈를 샀더니 작동거리가 12mm 입니다. 12cm이 아니고, 1.2cm.. 즉 1.2cm까지 렌즈를 들이밀어야 등배접사가 되는데, 수술장에서 촬영 장면까지 다가가지 못하는 안전 거리를 생각하면 이건 너무 짧습니다.
그럼, 매크로렌즈는 80mm 렌즈는 풀프레임의 120mm 매크로 렌즈로 환산될 수 있는 것일까요? 매크로렌즈를 사용할 때는 단순히 초점거리만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등배 접사(1:1 ratio)를 얻기 위한 최소 작동거리 문제로 바꿔서 이해할 수 있는데, 풀프레임의 80mm 매크로 렌즈와 크롭바디의 80mm 매크로 렌즈의 작동 거리(working distance)는 제조사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거의 비슷합니다.
풀프 80mm 매크로 렌즈가 등배접사를 하는 최소 거리라면, 크롭바디도 80mm 매크로 렌즈는 거의 동일한 거리에서 등배접사를 합니다. 120mm렌즈로 환산하는 것과 다른데, 그냥 ‘풀프로 찍은 사진을 잘랐다’ 라고 이해해야하는 것이라고 해야할 것 같습니다. 등배접사를 위한 작동거리는 동일하나, 센서의 크기가 다르니 (3.6cm vs 2.25cm) 이에 따라 동일한 사이즈의 이미지로 변환시킬 경우 크롭바디가 더 크게 찍히는 ‘듯’한 느낌을 가져오게 될 것입니다.
제가 풀프레임 카메라가 없어서, 이해를 돕기 위해 위의 사이트의 이미지를 출처 표기하고 가져와봤습니다. 등배 접사라면, 환산화각을 계산할 필요가 없습니다 (첫번째 이미지와 두번째 이미지), 그런데 동일한 ‘영역’을 사진에 담으려고 한다면 환산화각을 계산해야합니다 (첫번째 이미지와 세번째 이미지).
아래 몇가지 렌즈들의 초점거리와 작동거리를 봐보겠습니다.
NIKKOR F2.8 105mm / 풀프레임 / 렌즈로 부터 29cm
CANON F2.8 100mm / 풀프레임 / 렌즈로 부터 30cm
NIKKOR F3.5 85mm / 풀프레임 / 렌즈로 부터 28.6cm
CANON F2.0 85mm / 풀프레임 / 렌즈로 부터 35cm (0.5배 접사라서 작동거리가 조금더 깁니다)
FUJI F2.8 80mm / 크롭 / 렌즈로 부터 25cm
풀프레임 렌즈랑 비교한다면, 후지 80mm 렌즈는 환산 120mm이니 작동거리가 29cm 이상은 되어야 할텐데, 스펙상 25cm입니다. 즉, 매크로 렌즈에서 작동거리는 환산 화각 문제가 아니라고 보면 될것 같습니다.
맺음말
렌즈가 좋으면 뭐하나요, 수술장에서 필드 오염 문제로 가까이 다가가지를 못하는데. 단순히 치과영역에서의 구강 사진촬영과 다른점이 있다면, 수술장이라는 최대한의 무균, 멸균(aseptic)으로 주의를 요하는 환경에서 카메라를 인체에 가깝게 다가가지 못하는 제약이 있습니다.
따라서 등배접사가 반드시 필요할까? 라는 질문에 바로 답하기는 조금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매크로 렌즈를 한번 테스트해볼까 합니다.
- FUJI XF30mm F2.8 MACRO (환산 45mm)
- FUJI XF80mm F2.8 MACRO (환산 120mm)
- SIGMA C 18-50mm F2.8 (환산 26-75mm)
- 이 렌즈는 재미있게도 최단거리 12cm 에서 0.5배의 어느정도의 매크로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 수동렌즈 중 택1 (환산 100mm 대)
- 수술장과 같은 저조도 환경에서는 자동 초점(AF)이 잘 안잡힙니다. 어차피 그럴것이라면 수동 초점 렌즈가 효과적일수 도 있습니다. AF 기능을 포기하는대신 사이즈를 줄일 수 있으니까요. 망치와도 같은 XF80mm를 가격, 휴대성에서 능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